여덟 살은 인지적 성숙과 함께 정서 발달에서도 중요한 전환점을 맞는 시기입니다. 아이가 올바른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며,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도록 돕는 것은 부모의 핵심 역할입니다.
▶ 정서적으로 건강한 아이의 특징
정서적으로 안정된 아이는 상황에 따라 적절한 감정을 느끼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기쁘면 웃고, 속상하면 울 수 있으며, 화가 날 때는 적절한 선에서 분노를 드러낼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은 억압이 아닌 자기 감정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됩니다.
또한 정서가 안정된 아이는 균형감이 있고, 단조로운 일도 인내심을 갖고 수행할 수 있으며, 여러 영역에서 효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해야 할 정서 지원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 아이가 화나거나 우울할 때 “지금 네가 화가 날 만하구나”라고 공감해주면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인정받았다고 느끼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 반대로 “그런 걸로 화내면 안 돼”라고 부정하면 아이는 감정을 억압하게 되고, 결국 자기 탓으로 돌리며 위축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모는 긍정적인 감정만이 아니라 분노·질투·공격성 같은 부정적인 감정도 수용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가 감정을 숨기지 않고 건강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 여덟 살 아이에게 나타날 수 있는 우울
이 시기의 우울은 종종 눈에 보이는 문제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 자주 울거나 짜증을 내고, 얼굴 표정이 어둡다.
- 폭식, 과잉행동, 무단결석, 거짓말, 심지어 집안의 돈에 손대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 인터넷이나 게임에 과도하게 몰두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행동은 단순한 버릇이 아니라, 내면의 우울을 가리고 있는 ‘가면 우울증’일 수 있습니다.
원인
-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상실 경험 (사별, 이혼, 이사 등)
- 부모의 양육 태도가 부정적일 때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라는 인식)
- 또래 관계에서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
▶ 부모가 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
- 아이의 장점을 자주 칭찬하고 격려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 공격적인 행동은 건강한 해소 방법으로 전환시킨다. 예를 들어, 동생 이름을 쓴 방석을 때리게 하거나, 다트·볼링공·신문지 찢기 등 놀이를 통해 분노를 발산할 수 있게 한다.
- 감정을 표현한 뒤에는 왜 그런 기분을 느꼈는지 이야기하며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게 한다.
만약 공격성이 심해 가족 관계가 악화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
▶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
여덟 살 아이들 중에는 학교를 가기 싫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힘들어서
- 학교에서 겪는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서 (학업 부담, 친구와의 갈등 등)
이러한 아이들은 아침마다 두통, 복통, 어지러움 등을 호소하며 분리 불안 장애를 보이기도 합니다. 과보호적인 가정 분위기나 가족의 잦은 불화, 전학·이사 같은 환경 변화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부모의 역할
- 협박이나 강압적 태도는 피하고, 차근차근 엄마와 떨어지는 연습을 시킨다.
- 집에 머물 때는 즐겁게 놔두기보다는 심심하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학교에 가는 것이 낫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 혼자 슈퍼 다녀오기, 혼자 등교하기처럼 작은 목표부터 시작해 점차 시간을 늘려간다.
- 무엇보다 아이가 용기를 냈을 때 즉각적인 칭찬과 보상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한 달 이상 지속적으로 학교를 거부한다면 전문적인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여덟 살은 단순히 “말 안 듣는 나이”가 아니라, 자율성과 사회성, 정서적 안정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시기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발달적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히 지원한다면, 이 시기를 통해 아이는 더욱 성숙하고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